코뿔소가 달려간다
<b>으악, 괴물이다! 정말 괴물일까?</br></b></br>“야! 야! 내가 웃기는 얘기 하나 해 줄까?” 친구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, 매일 아침 등굣길을 주름 잡는 소리가 있다. 세상이 모두 자기 것인 양 아무 때나 불쑥불쑥 끼어드는 건 예사고, 장난이라며 툭툭 치고 뭐든 자기 멋대로인 진구, 진구의 목소리다. 진구가 싫다 한들, ‘괴물’ 같은 짝에 비할까. 코뿔소의 두툼하고 딱딱한 가죽을 뒤집어쓴 듯 눈치는 눈곱만큼도 없고, 느려 터진 나무늘보마냥, 외로이 떠도는 수사자처럼, 뭐 하나 눈에 띄는 구석이라곤 없는 짝. 어쩌다 당황이라도 하면 빨갛게 상기된 얼굴이 가시복처럼 빵빵해지는 광경은 짝의 ‘괴물’설에 단단하게 힘을 실어 주는 것만 같다. 아이의 생각처럼, 짝은 정말 이 모든 게 다 짬뽕된 ‘괴물’일까?